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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들:날아들다
[짧은글] 몸2 본문
..흉골 쪽은 심장이랑 대동맥, 척추가 모두 겹쳐있어서 엑스레이로 판별이 어려워요. 주변 장기들 반응은 다 괜찮은 것 같아 보이니까 시간이 많이 흐르고도 계속 통증이 있거나 증상이 '많이' 심해지면, 그때 다시 찾아오세요. 상처 투성이의 몸이 일어섰다. 감사합니다. 정말.
'가슴에 돌덩이가 하나 들어앉은 느낌'이라는 말은 마음의 부담이 있을 때뿐만 아니라 신체부위로서의 가슴이 아플 때에도 정확하게 들어맞는 표현이다. 마음이 아플 때와 다른 점은, 몸이 아플 때는 아무리 기분을 전환해보려 노력해도 몸이 낫기 전엔 그 돌덩이가 치워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번도 가슴아파 본 적 없는 다른 몸들은 이 답답한 느낌을 모를 거다. 가슴은 상체 어느 곳에 힘을 주어도 함께 아프고 마는 곳임을 모를 거다.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그 사람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아픈지 알려고 들지 않는다. 그것 또한 어쩔 수 없다. 모든 것이 타인의 세계다.
그런데 내 몸이 그때 그 자리에 있어야 했을 이유는 무엇이었나. 내 뜻과 다르게 정신의 흐름을 툭툭 끊어버리는 이 통증을 내 것이라 할 수 있나. 내 몸을 내 것이라 할 수 있나.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이 몸의 의미는 무엇인가.
자신의 몸이라는 것이 타인의 세계와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배신감이 오랫동안 그의 의식에 들러붙었다. 그러나, 이내 그는 욕지거리를 되뇌일 수 있고 미지근해진 포도주스의 달짝지근함을 느낄 수 있는 혀의 존재에 위안을 느꼈고 허탈해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몸은 정신적 위안을 바랄 수 없는 환경에 가장 적합한 보루였다. 이 사실 또한 그는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다.
17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