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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시

[시] 차창

날들 2023. 3. 27. 23:33

저는 치매 걸린 노인이 되어
차창 밖 풍경을 바라보기도 하고
차창 밖 풍경이 되어
치매 걸린 노인을 바라보기도 합니다

그러다 저는 차창이 되어
노인의 초점 없는 시선이
혹여 저를 향한 것은 아닌지
마음이 늘 덜컥거립니다

차갑고 투명하고 연약하지만 막상 깨질 일은 없어
버려진 비닐봉투처럼 털썩거립니다
희미한 노을 아래 점멸합니다
안이安易와 안온安穩 사이에 웅크립니다

.

(22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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